“어디 영업 잘 하는 사람 없습니까?”
많은 기업들이 신사업을 추진한다. 새로운 사업모델로 창업한 스타트업도 있고, 기존 사업이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도 있다.
규모와 업종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잘 된다는 믿음을 갖고 새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업은 기대했던 것처럼 잘 되지 않는다. 고객이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그런 사업의 경영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얘기가 있다.
“영업 (또는 마케팅) 잘 하는 사람 없습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필자는 동문서답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말을 듣는 경영자는 기분이 나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열심히 제품을 팔아보았는데 판매가 잘 되지 않는다면 제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위 Product Market Fit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제품 시장 맞춤 (Product Market Fit)
Product Market Fit. 아직 한국어 번역이 확립되지 않은 것 같은데, 제품 시장 맞춤이라고 부를 수 있다. 맞춤 대신 맞음, 핏 등도 사용할 수 있겠다. 이 글에선 간단히 PMF라고도 쓰기로 한다.
이 개념을 대중적으로 만든 벤처캐피탈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에 의하면 제품시장맞춤(PMF)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참고로, 마크 앤드리슨은 이 개념을 또다른 투자자/창업가인 Andy Rachleff에게 배웠다고 한다.)
좋은 시장에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것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마크 앤드리슨
PMF를 달성했느냐 여부에 대하여 성장률 몇 % 등 명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마크 앤드리슨이 말했듯이, PMF를 이루었는지 (또는 이루지 못했는지) 당사자는 느낄 수 있다.
PMF를 이루지 못하면 영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제품에 대한 소문이 나지 않고,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일은 드물다. 우리가 돈 써서 광고하고 영업해야 하고, 그 효과도 썩 좋지 않다. 성장은 정체하거나 간신히 조금씩 오르는 정도이다.
반대로 PMF를 이루면 우리 제품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난다.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고객이 몰려온다.
![](https://innomove.com/wp-content/uploads/2018/05/product-market-fit.png)
사업상 고민에는 진짜 고민과 행복한 고민이 있는데, PMF를 이룬 다음의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다. “서버 다운되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이 그런 고민이다. “손님 너무 많으면 자리를 어떻게 마련하나”같은 고민이 행복한 고민이다.
혁신자의 제 1 과제는 PMF를 이루는 것이다. 그 때까지는 혁신자의 머리속은 어떻게 PMF를 이룰 지의 고민으로 가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