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의 정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사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 모형, 사업 모델 등으로도 불리는데, 일상 언어로 말하자면 돈을 버는 방법이다. 조직적 기술(organizational Technology)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 같이 정의하는 것을 많이 본다. 대부분의 사업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으므로, 이런 정의에 맞다. 하지만 어떤 사업은 이런 정의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자기 자금의) 투자를 들 수 있다. 누구에게 어떤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라는 정의가 더 단순하면서 현실적이다.
전략과의 차이
사업 모델과 사업 전략의 개념은 흔히 혼동된다. 개념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사업을 잘 하는데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개념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으면, 생각이나 토론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전략은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개선하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고, 그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전형적인 전략적 사고의 과정이다.
전략은 매우 일반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보통 그 앞에 수식어가 필요하다. 회사의 기업 전략은 여러 사업 중에 어떤 사업에 더 투자하고 어떤 사업을 포기할 것인가가 주된 이슈일 것이다. 자동차 사업 전략이라면 자동차 사업 전반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일 것이다. 전기차 마케팅 전략이라면 전기차의 마케팅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가격 전략이라면 자동차의 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가가 초점이다.
‘사업 모델 전략’이라는 말도 가능하다.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려면 어떤 사업 모델이 좋을까?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전략일 것이다. 사업 모델을 기획해야 하는 경우, 또는 몇 가지 사업 모델 중에서 결정해야 하는 경우 등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업 모델은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데에 많이 쓰인다. 전략은 이미 운영을 하고있는 사업을 더 잘 되기 위한 고민에 많이 쓰인다. 신사업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뼈대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기존 사업의 틀은 이미 잡혀있고, 제품, 생산, 마케팅, 영업 등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사업도 초기 사업을 구축하였으면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가라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고, 환경이 급변하여 기존 사업의 존재 가치가 의문스러워진다면 사업 모델을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개념의 역사
인터넷의 등장과 비즈니스 모델 개념의 필요성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개념은 21세기에 들어서야 보편화되었다.
예전에는 사업 모델 개념의 필요성이 거의 없었다.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사실상 선형 사업 모델 한가지였기 때문이다. 선형 사업 모델은 제조업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원료를 구매하여,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상품을 사서 판매하는 유통업을 생각해도 좋다. 일직선의 가치사슬(value chain) 단계별로 부가가치가 더해진다. 나는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고 돈을 돈을 받는다.
그런데 인터넷이 등장하였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소위 닷컴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아마존처럼 전통적인 선형 비즈니스 모델의 회사들도 있었지만, 많은 회사들은 그렇지 않았다. 전형적인 닷컴 스타트업은 재미있는 콘텐츠로 트래픽을 모아서, 광고로 수익을 내겠다는 사업 모형을 갖고 있었다. 인터넷 이전에도 라디오, TV 등은 광고로 돈을 버는 사업 모델이었지만, 매우 특수한 분야일 뿐이었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도 사업 모델에 해당하는 사고 자체는 있었을 것이다. 어느 시대이든지 경제활동을 하는 이상 ‘나는 이렇게 돈을 번다’는 생각은 필요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정립한 것은 인터넷이 등장하고 20세기가 다 끝나갈 때였다.
비즈니스 모델 개념과 용어의 등장
비즈니스 모델 개념을 도입한 사람으로 20세기의 유명 경영학자인 알프레드 챈들러 교수나 피터 드러커 교수를 꼽기도 한다. 챈들러 교수는 1962년에 ‘전략과 조직’ 책에서 “전략은 기본적인 장기 목표들의 결정, 그리고 그 목표들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행동 방향의 적응과 자원의 배분”이라고 하였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1994년에 시장, 고객, 경쟁, 기술, 역량 등에 대한 가정들이 회사가 돈을 버는 원천이고, 이런 가정들을 사업의 이론(the theory of the business)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더 근본적으로 그들이 얘기한 것은 사업 모델보다는 사업 전략에 가까워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말은 한 개인의 창조물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려는 창업자(entrepreneur)들의 필요의 산물이다. 어떤 의미를 표현할 적당한 용어가 없기 때문에 누가 먼저인지도 모르게 쓰기 시작하였다. 전략이라는 말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지만, ‘돈을 버는 방식’이라는 뜻에 맞지 않았다. 누군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였고 그 말이 개념을 잘 표현하므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가 유명한 비즈니스 작가인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가 1999년작 ‘The New New Thing: A Silicon Valley Story’에서 Business Model 용어를 사용한다. 주류 용어가 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하겠다.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창업 붐을 묘사한 이 책의 한글판 제목은 “뉴뉴씽: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루이스는 사업 모델이라는 말이 인터넷 붐의 중심에 있고 온갖 덜 익은 사업계획들을 미화한다고 당시의 닷컴 버블을 꼬집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의 기업들은 오로지 인터넷으로만 연결된 사업 모형에 기초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예측도 하였다.
비즈니스 모델 구조화 틀
비즈니스 모델의 뜻과 역사를 알았으니, 실전에 쓸 틀을 익혀보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라는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데, 구성요소가 9가지나 되어서 필자처럼 기억력 나쁜 사람이 쓰기는 어렵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잘게 나뉘어진 틀은 생각을 편하게 해준다. 논술형 문제보다 단답형 문제가 답하기 쉬운 것과 비슷하다. 반면에 생각의 자유로움을 막고 규격화 할 수 있다. “우리 사업에 파트너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비즈니스모델 캔버스에 파트너 칸이 있으니까 채우게 된다. 틀은 필요 최소한이 좋다.
매우 단순한 이노무브의 비즈니스 모델 구조화 틀을 소개한다.
타겟 고객
타겟 고객은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로 봐도 별 무리가 없다. 다만, 사업모델의 목적이 타겟 고객의 니즈를 잘 해결해주는 것이므로, 타겟 고객은 사업모델의 밖에 있되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로 보는 것이 생각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업모델을 얘기할 때에 타겟 고객보다는 사업이 운영되는 구조를 뜻하는 우리의 언어습관과도 더 가깝다.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함에 있어서 타겟 고객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타겟 고객에 따라서 사업모델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문구를 판매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자.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가 기업을 타겟으로 하는가에 따라서 이 사업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다.
사업 모델은 타겟 고객의 문제를 잘 해결해 주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미 사업 모델이 있다면, 가장 적절한 고객을 타겟팅 해야 한다.
주는 것 (Give)
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우리가 고객에게 주는 것이다. 무엇을 제공해야 할까? 이 질문은 사업 모델의 기획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왕도는 없지만 출발점은 보통 고객의 문제이다. 고객들에게 중요한 문제의 해결책을 제공했을 때 고객들은 만족할 것이고 지속 사용자가 될 것이다.
받는 것 (Get)
고객에게 뭔가를 주었다면, 우리도 대가를 받아야 한다. 대가 없이 주기만 하는 것은 좋은 자선사업일 수는 있어도 지속 가능한 영리 사업이긴 어렵다.
그 대가가 꼭 금전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는 무료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선 나의 ‘방문’ 자체가 대가다. 소셜미디어가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매체가 되는 데에 나도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는 사용자의 나이, 성별, 사용 패턴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 나의 정보를 대가로 내고 있는 것이다.
주는 것과 받는 것. 이 둘을 묶어서 가치 교환(value exchange)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관점에서는 받는 가치에서 주는 가치를 뺀 것이 가치 제언(value proposition, 가치 제안)에 해당한다. 주는 것만을 가치 제언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생필품을 싸게 파는 할인점이라면 고객에 주는 것은 생필품이다. 하지만 생필품을 가치제언이라고 한다면 잘못이다. ‘생필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 고객이 느끼는 가치이다.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받는 것도 타겟 고객과 맞아야 한다. 결국 받는 것과 주는 것이 묶여서 가치제언이 되는 것이므로 그 둘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하부구조
하부 구조는 주는 것, 받는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필요한 자원 및 이의 구조를 말한다.
어떤 제품을 만들려면 필요한 재료를 조달할 수 있어야 하고, 제작에 필요한 기술이 필요하다. 상품을 판매하려면 그 상품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공급처가 필요하다. 또한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 웹이나 앱 서비스를 하려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서버나 클라우드 시스템이 필요하다.
모든 사업은 연극과 같다. 무대 앞에 있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고, 무대 뒤에 있어서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하부구조의 상당 부분은 무대 뒤에 있어서 관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 사례
이제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보자. 비즈니스모델 개념을 필요하게 한 온라인 사업의 대표 중 하나인 구글 검색 사업은 좋은 예이다.
구글의 광고 사업모델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누가 하더라도 엇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이 모델은 두가지 고객을 상대하고 있고, 두가지 서로 다른 가치 교환을 하고 있다. 비금전적 가치를 받는 것도 사업모델로 본다면, 구글의 검색광고는 두가지 사업 모델의 결합이다.
실제로 구글은 무료 검색 서비스를 먼저 만들고, 이후에 검색 광고 사업모델을 붙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많은 소셜미디어 서비스들은 이런 과정을 거쳤다. 먼저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모으고, 이후에 광고 등의 사업모델을 추가하였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는 monetization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선 고객 모집, 후 수익화. 이런 순서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는 표준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익화(Monetization) 방식을 수익모델이라고도 부른다. 수익모델은 선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받는 것’ 자체이고,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금전적 수익을 벌어들이는 후속 사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플랫폼 사업의 경우 관건은 첫번째 사업 모델이다. 사용자를 모으고 유지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수익모델을 걱정하는데, 대부분 너무 이른 걱정이다. 그 자체가 “때이른 규모 확대”의 증상이다. 플랫폼 사업모델을 생각한다면, 초기엔 고객을 모으고 유지하는 것에 온 정신을 쏟기 바란다.
비즈니스 모델 틀의 활용
비즈니스 모델 틀은 언제 사용할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이다.
고객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모델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고객의 디자인 니즈를 해결해주는 방법은 디자인 에이전시, 디자인 템플릿 판매, 디자이너 연결 플랫폼, 인공지는 디자인 솔루션 등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가 어떤 기술이 있다고 할 때, 그 기술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 기술을 라이센싱 할 수도 있고, 그 기술로 완제품을 만들 수도 있고, 그 기술을 이용한 부품을 만들 수도 있다.
기존 사업의 사업모델이 고객과 회사를 위한 최적의 모델인지도 생각할 수 있다. 세상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사업 모델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틀을 이용하여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 그 중 무엇이 타겟 고객에게 제일 좋은지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당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였다고 하자. 또는 기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머리 속에 있는 사업모델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패한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검증 우선 신사업 개발 방법론에 대해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추가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시면 이노무브의 컨설팅, 역량 개발이 필요하시면 이노무브의 교육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