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번째 질문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이 많이 있나?”라면, 두번째 질문은 “시장에 비효율이 있나?”입니다.
1950년대까지 해운이 그랬습니다.
1937년 가을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젊은 운수업자 말콤 맥클린은 항구로 트럭을 몰고 갔습니다. 트럭에는 터키로 수출하는 면화꾸러미가 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맥클린은 도착해서 곧바로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자신이 싣고 온 면화가 배로 옮겨지는 것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면화 꾸러미는 하나씩 배로 옮겨지고, 배에서는 또 적절한 위치에 놓여지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작업을 많은 하역 근로자들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예 내 트레일러, 즉 트럭의 짐칸을 통째로 싣는 게 낫지 않을까?”
하루 종일 기다렸다고 하지만,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큰 배가 항구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짐을 싣는 작업은 일주일 이상 걸릴 때가 많았습니다. 트럭이나 기차로 가져온 어떤 짐은 통에, 어떤 짐은 상자에 실려있었고, 어떤 짐은 묶음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그것들을 트럭에서 배로 하나씩 옮기고, 배에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 위치시키는 작업은 매우 노동집약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물이 바다 위에서보다 항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런 복잡한 하역 과정에서 분실, 손상, 도난도 자주 일어났습니다.
1956년 4월26일에 말콤 맥클린은 19년전에 떠올린 아이디어를 실행하였습니다. 그는 뉴저지 뉴악 항구에서 짐이 실려있는 9미터 길이의 컨테이너 58개를 그의 배에 실었습니다. 배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5일 뒤에 도착하였고, 컨테이너들은 기다리고 있던 58개의 트럭에 옮겨졌습니다. 맥클린의 계산에 따르면, 하역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했을 때의 하역 비용의 3%도 들지 않았습니다.
컨테이너의 사용은 하역작업을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공장에서 컨테이너에 담아서 밀봉하여 항구로 보내면, 대형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배위에 차곡차곡 쌓습니다. 과거의 노동집약적인 하역 작업과 달리 이 과정에는 매우 적은 사람만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965년에는 화물을 시간당 1.7톤밖에 배에 실을 수 없었지만, 그 5년 뒤에는 시간당 30톤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화물의 손상, 분실, 도난 등은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반발도 있었지만, 점차 그 효율을 깨닫게 되면서 20세기 후반에는 모든 해운의 90% 이상이 컨테이너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무역이 엄청나게 늘어난 데에도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혁신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두번째 질문은 “시장에 비효율이 존재하는가?”입니다. 항상 그런 관점을 갖고 시장을 보시기 바랍니다.